[盧대통령 질타 이어져]“공연관람이 비상 대책인가”

  • 입력 2003년 9월 23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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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당시 노무현 대통령 가족과 대통령비서진의 공연 관람’은 23일 일부 국정감사장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의원들은 “일과성 해프닝이 아니라 참여정부의 느슨한 국정운영의 현주소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육위, “비교육적 행동이었다”=권철현(權哲賢·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감에서 “태풍으로 국민이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그 시간에 대통령이 (삼청각의) 고급음식을 먹고 즐겼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대통령의 그런 행동이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 이규택(李揆澤) 의원도 “대통령이 위기의식 없이 한가하게 공연을 관람한 것은 수재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야당 선언을 한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가세했다. 최영희(崔榮熙) 의원은 “(태풍 때 공연 관람을 한) 노 대통령과 (골프를 친)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의 행동은 매우 비교육적이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경천(金敬天) 의원도 “개혁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몸가짐과 행동을 통해 실천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이지만 통합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이재정(李在禎) 이미경(李美卿) 의원은 함구했다.

한편 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은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가 계속되자 “보도를 접하고 착잡했다”며 “대통령을 포함해 지도층의 전반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정무위, “공연 관람이 비상대책인가”=정무위원회의 비상기획위원회에 대한 국감에서 정형근(鄭亨根·한나라당) 의원은 “미국은 허리케인 때 대통령이 수시로 TV에 나와 국민에게 ‘대비하라’고 조치를 취했는데 노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뮤지컬을 보러갔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윤광웅(尹光雄) 비상기획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에서는 시스템이 그런 것 같다. 나도 그런 것을 느꼈다”고만 대답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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