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해임안 가결]행자부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 입력 2003년 9월 3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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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결국….”

2일 오후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행자부 직원들은 대체로 “예상한 결과였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지 않자 김 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여야의 정쟁 과정에서 행자부의 입지가 좁아질까 우려했다.

일부 간부들은 “행자부가 정쟁에 휘말려 상처를 입었다. 언제까지 정치권의 바람에 따라 왔다갔다해야하는 건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김 장관이 이제 직원들과 함께 뭔가 좀 의욕적으로 해보려는 분위기였는데, 이번 일로 한동안 직원들이 술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서기관은 “행자부는 김대중 정권 5년 동안 거쳐 간 장관이 4명일 정도로 워낙 정치바람을 많이 타는 부처”라며 “청와대와 여당이 미리 한나라당에 손을 내밀었어야 하는 건데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산하 기관의 한 직원은 “솔직히 김 장관이 장관직을 자신의 ‘다음’을 도모하기 위한 통과 절차 정도로 생각했던 것 아니냐”면서 “장관이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은 만큼 스스로 떠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김 장관과 보좌진들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오후 3시반 이후 청와대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의견 조율을 하는 한편 장관의 사의 표명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장관의 기자회견이 당초 예정됐던 오후 4시에서 오후 5시로 1시간 늦춰지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고위정책조정회의, 경무관 임명장 수여식, 지방분권자문단회의에 잇따라 참석했으나 오후에는 집무실에서 국회의 표결 결과를 기다렸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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