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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9월 2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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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 행정부 말기인 2000년 10월 북한을 방문, 김 위원장을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는 올브라이트 전 장관의 회고록 '마담 세크리터리(Madame Secretary)'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월간지 '베니티 페어'가 1일 공개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은 서구식 개방은 원하지 않으며 북한식 전통을 유지하는데 해롭지 않은 개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시장경제와 사회주의가 혼합된 중국식 개방에는 관심이 없으며 전통적 왕권이 강력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독립을 유지하고 경제도 발전시킨 태국 모델에 깊은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또 북·미 양측이 진정으로 솔직하게 협상한다면 해결되지 않을 게 없다면서 "북·미간 신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전했다.
김 위원장 자신은 북·미관계 개선을 원하지만 군부가 반으로 갈라져 있고 외무성에도 반대파들이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은 냉전시대와 달리 미군은 이제 한반도에서 안정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면서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는 시기에 북한을 방문해 미사일 문제를 풀려고 했지만 중동 평화협상이 난관에 부닥쳐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대신 김 위원장을 미국에 초청했으나 북한이 거절했다"고 공개했다.
이밖에도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이 10일 단위로 최신영화를 골라보고 특히 아카데미상 수상작을 좋아한다고 말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북한에 컴퓨터가 수십만대 있으며 자신도 3대의 컴퓨터를 사용해 인터넷을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북한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인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빨리 무너질 나라가 아니며 미국은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1994년 협상 때처럼 진지하게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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