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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9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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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남과 북이 이토록 달라졌구나 하는 이질감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인류 공통의 상식과 이성의 눈으로 바라볼 때 비 맞는 지도자 사진에 눈물 흘리는 그들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처럼 개인을 체제 속에 매몰시키는 북한사회의 폐쇄성과 집단주의, 그 속에서 고통받는 북한동포에게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이들에 대해 우선 연민의 정을 갖게 된다.
북한이 국제적인 체육행사에 여성 응원단을 보내는 데는 분명한 의도가 있다. 북한체제를 대외적으로 선전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미녀 응원단은 우리처럼 각자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아니다. 특수계층에서 선발되고 조직되고 훈련받은 응원단인 것이다. 이번 소동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이들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바라보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북한의 계산된 전략에 비해 우리는 ‘남북화해’와 ‘민족공조’라는 순수한 시각에서 그들을 대했던 인상이 짙다. 물론 우리 체제의 우월성이 입증된 마당에서 북한을 감싸 안는 이런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미녀 응원단의 미소 띤 얼굴이 마치 북한 전체를 대표하는 것인 양 착각하지는 않았는지도 돌아보아야 한다. 응원단에 박수 보내는 것 이상으로 우리는 북한동포의 고통과 인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북한 핵문제를 처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냉철한 현실감각은 필수적이다. 이번 소동은 정말 우연한 기회였지만 북한체제의 본질을 직시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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