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한국 햇볕정책의 도덕적 파탄”

  • 입력 2003년 8월 26일 0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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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간 월 스트리트 저널은 북한 인권운동가들이 추진해온 `북한에 라디오 보내기' 운동을 한국 정부가 불허한데 대해 신랄하게 비난했다.

보수 성향의 월 스트리트 저널은 25일자 사설에서 "한국 경찰은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씨와 재미 한국인 더글러스 신씨 등이 풍선에 라디오를 담아 북한에 보내려는 것을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지했다"면서 "이는 한국정부가 추진해온 `햇볕정책'의 도덕적 파탄'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자 사설에서 북한에 라디오를 보내는 것이 대량 탈북을 유도해 북한정권을 붕괴시키는 유력한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찬사를 보냈던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한국 정부는 인권운동가들이 북한에 더 많은 정보라는 `햇볕'을 북한에 보내는 것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설은 "한국 경찰의 조치는 한국 관리들이 북한 동포들이 자유를 얻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면서 "그들은 미군의 보호 아래 너무나 부유해지고 자만에 젖은 나머지 폭정 속의 삶이 어떤 것인지 잊어버린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사설은 또 옛 소련 반체제 인사들이 발행했던 지하신문이 결국 소련의 붕괴를 촉진했던 사실을 상기시키고 "한국 정부는 라디오를 풍선에 담아 북한에 보내는 일을 막을 것이 아니라 적극 장려하고 더 많은 라디오가 북한에 보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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