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충돌 ‘南-南갈등’ 증폭

  • 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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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측은 24일 미디어센터 앞에서 벌어진 남측 보수단체와 북측 기자단간의 충돌사태에 대해 25일 북한의 요구를 수용, 사과와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측이 거듭 우리 당국의 사죄와 주동자 처벌을 요구해 보수단체와 야당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해녕(曺海寧)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전혀 예기치 못한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유사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북측) 선수단과 기자, 임원, 응원단에 대한 안전대책을 더욱 철저히 강구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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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선수단 전극만 총단장은 이날 ‘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소속인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송영길(宋永吉) 임종석(任鍾晳) 의원 등과 환담한 자리에서 “어제(24일) 일은 장군님(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권위를 손상한 일인 만큼 다시 한번 남측 당국이 사죄와 주동자 처벌, 재발방지를 약속해 주기를 바란다”며 “(남측 당국에) 이 같은 입장을 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 기자들이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일부 시민단체의 의사표현을 인정하지 않고 느닷없이 폭력을 행사한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주영(李柱榮) 인권위원장은 “북한기자들이 벌인 이번 사태는 북한인권 참상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알 권리를 짓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호소문을 내고 “최소한의 주인된 자세를 망각하고 경솔하게 행동한 일부 극우단체 회원들에게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북측도 (대회 성공을 바라는) 대다수 대구 시민의 간절한 기대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시민연대 등 30여개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북핵저지 시민연대’(대표 박찬성)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남측 보수단체에 대해 마음껏 비판하면서 북에 대한 우리의 의사표현은 폭력을 써가며 막고 있다”며 북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또 “세계 170여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언론 보도가 북측 응원단에만 집중돼 다른 참가국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하고 행사 진행의 공정성을 요구했다.대구=특별취재반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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