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의원 신당 설문]“통합신당해야” 58% “리모델링” 41%

  • 입력 2003년 8월 22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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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파의 불안한 우세.’

동아일보 정치부가 19, 20일 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 조사에 응답한 의원 59명(전체 의원 101명) 중 통합신당 지지 입장을 밝힌 의원은 34명(57.6%)으로 절반을 약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리모델링, 즉 민주당 중심의 외연 확대를 주장하는 의원도 24명(40.8%)으로 만만치 않은 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당파와 당 사수파의 대타협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반면 개혁신당을 주장한 의원은 1명도 없었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 전남지역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민주당 리모델링(응답자 13명 중 8명)을 선호한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통합신당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신당 문제에 대한 당내 합의가 끝내 무산될 경우 탈당할 것이냐’는 물음에 신당파측 의원들은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호남지역 한 의원은 “탈당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역구가 광주인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당 추진을 강력히 주장해 왔던 수도권 의원 4명은 탈당 문제에 대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 어떤 선택을 하든 해야지…”라며 여지를 남겨 상황 전개에 따라 탈당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당 논의가 4개월째 질질 끌고 있는 데 대한 한탄도 많았다. 국회의장을 지낸 이만섭(李萬燮) 의원은 “더 이상 국민을 짜증나게 하지 말고, 차라리 깨끗하게 합의이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내 기류가 복잡해지면서 다음 주중 열릴 당무회의에서 끝내 신당문제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집단탈당 움직임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긴박한 분위기를 감안한 듯 김근태(金槿泰) 심재권(沈載權) 의원 등 중도파 의원 10명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진로를 결정할 것”을 비주류측에 촉구하며 집단 탈당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한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집권 6개월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여야 의원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22일자 A1·4·5면 참조)되자 민주당 내에서는 “잘했다고 할 수야 없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많았다.한 주류측 초선 의원은 “노 대통령이 민심을 좀 더 정확히 읽고, 필요 없는 말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장관 평가점수가 높게 나온 통일부 및 경제부처 공무원들과 점수가 낮게 나온 부처의 공무원들은 “좀 더 자세한 조사 결과를 알려 달라”며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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