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총리…고건, 농림장관 내정자 교체 등 인선 힘 발휘

  • 입력 2003년 7월 25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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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붙는 국무총리, 힘 빠진 경제부총리.’

최근 고건(高建) 총리가 실세 총리로 자리 잡고 있는 반면 경제부처의 수장인 김진표(金振杓) 부총리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을 빗대어 관가에서 나도는 말이다.

25일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의 신설된 차관급 수석조정관 2명에 대한 인선 결과는 이 같은 관가의 평을 뒷받침한다.

당초 재정경제부는 수석조정관 2명 중 1명은 재경부 몫이라며 김영주(金榮柱) 차관보를 적극 밀었다. 재경부엔 김 차관보의 승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내부 후속인사를 기대하는 분위기까지 있었다.

그러나 정작 인선 결과는 고 총리의 뜻대로 정통 내무관료 출신과 총리실 출신이 수석조정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선은 대통령비서실의 인사위원회를 거치긴 했지만, 고 총리가 추천한 대로 아무런 이의 없이 결정됐다는 후문.국무조정실의 수석조정관 인선이 확정됨에 따라 고 총리는 장관급 1명(국무조정실장)에 차관급 2명을 거느린 명실상부한 ‘실세 총리’로 부상하게 됐다. 고 총리는 24일 발표된 농림부 장관 인선 과정에서도 막판에 제동을 걸어 내정자를 뒤바꾸는 등 과거의 총리들과는 달리 발언권을 분명하게 행사했다. 반면 재경부는 최근 대통령정책실의 정책관리비서관 자리에 2명의 후보를 추천했으나 기획예산처 출신에게 밀린 데 이어, 이번 국무조정실 인사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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