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정권 위한 국정원시대 끝내야"

  • 입력 2003년 6월 20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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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정권을 위한 국정원 시대는 이제 끝내고,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정원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내 임기 안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정원이 될 수 있도록 확실히 밀어주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직원 170여명과 구내 식당에서 오찬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나는 국정원 검찰 경찰 국세청 등 4대 권력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키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국정원이 국가 안전을 위한 전문적 정보기관으로 거듭나야 하며, 세계 최고의 국가정보기관이 되어달라"면서 "정치사찰은 당연히 폐기될 것이고, 갈등조정과 국정 일반을 위한 정보는 그 역량이 폐기되기에는 너무 아까운만큼 과도기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테러 및 마약 국제범죄 분야에서 국정원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직원의 건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과거에 국정원이 국민에게 완전한 신뢰를 주지 못했던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국정원이 정말로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서 신뢰를 쌓게 되면 그런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가게 될 것이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고영구 원장은 업무보고에서 "국정원은 앞으로 엄격한 법적 근거와 절차에 입각한 업무 수행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으로 재탄생할 것이며, 권력기관에서 탈피해 전문성있는 정보기관으로 자리잡겠다"고 밝히는 등 △탈권력화 △탈정치화 △국민 신뢰 회복 △새로운 정보환경에 능동적 대처 등 4대 개혁방침을 설명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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