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청문회 복면증언 탈북자 美紙기고 "한국정부서 협박"

입력 2003-06-05 18:50수정 2009-09-29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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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하 박사(1965년 사진)
경원하 박사의 미국 망명설을 부인한 국가정보원의 입장을 반박하며 북한의 핵 관련 전문가가 현재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호 아래 미국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지난달 얼굴을 가린 채 미 상원 청문회와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내 대량살상무기 현황에 대해 증언했던 이복구씨(가명)는 5일 월 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을 통해 “한국에 두고 온 아내가 국정원과 형사들에게 협박전화를 받아 신경쇠약으로 응급실 신세까지 졌다”고 폭로했다.

▽“북한 핵 전문가 미국에 있다”=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탈북자 지원단체 ‘한반도 평화 프로젝트’의 더글러스 신 목사는 5일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전문가가 지난달 CIA로부터 일정한 대가를 받고 워싱턴에서 중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를 워싱턴 현직 정보당국자에게서 확인했으며 2일자 타임지에도 관련 내용이 보도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 목사는 탈북 인권운동가인 노르베르트 폴러첸,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인권 및 국제종교자유 프로젝트 국장 등과 함께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탈북자 해상 탈출 등을 기획해 외신 등에 자주 보도된 바 있는 인물.

그는 “국정원이 경원하 박사 망명설을 부인했다고 해서 북핵 과학자가 미국에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 과학자가 경원하 박사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지만 그가 캐나다 국적을 갖고 있으며 스페인 마드리드를 거쳐 미국으로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호로위츠 국장은 4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원하 박사 망명설을 부인한 국정원의 입장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탈북자와 관련한 한국 정보당국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복구씨 기고=이씨는 월 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을 통해 “안전한 도피처만 마련된다면 대규모 망명자들이 생겨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나서서 대규모의 망명을 촉구해야 할 시간이 왔다”고 주장했다.

97년 7월 탈북한 뒤 99년부터 한국에 정착했다 지난달 비밀리에 미국에 입국한 그는 “한국 정부는 내가 ‘햇볕정책’에 손상을 입히는 것을 두려워했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 내가 침묵을 지키지 않으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출국 허가가 나지 않아) 한국에 두고 올 수밖에 없던 아내는 내가 미국에서 증언하는 동안 한국 정보당국으로부터 수없는 협박전화에 시달려 신경쇠약으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씨의 미국 방문을 돕고 기고문 영문 번역작업 등을 맡았던 신 목사는 “미 상원의원인 리처드 루거(공화), 피터 피츠제럴드(공화), 대니얼 아카사(민주) 등 3명이 외교라인을 통해 한국 정부 최고인사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측은 “우리가 협박전화를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며 이 같은 입장을 정식 외교채널을 통해 3명의 미 상원의원들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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