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당권주자 여론조사 이변…지방서 1,2위 예상깨

  • 입력 2003년 6월 2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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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표 경선 선거인단 명부 확정(10일) 및 후보 등록(11일)이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이 선거인 명부를 이용한 각종 여론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각 캠프는 일부 지역언론에 발표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면서 명부 공개 후 이뤄질 ‘공식 조사’에 대비,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영남 지역 2개 일간지가 부산 경남 울산 주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 안팎의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각각 1, 2위를 차지한 모 후보측은 “PK지역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즉각 홍보 채비를 서둘렀다.

다른 후보들도 겉으로는 신뢰할 수 없는 조사라고 하면서도 내심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캠프 관계자는 “지금은 그렇지만 명부 확정 후의 여론조사는 지구당위원장들의 쏠림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이 큰 만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자측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당내 대의원 조사에선 줄곧 우리가 1등을 하고 있다”며 “공식조사에 들어가면 확연한 판세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자들이 여론조사에 민감한 이유는 간단하다. 여론조사가 경선 초반 판도를 흔들어 ‘여론조사 선두주자’에게 세몰림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부동층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선거인단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대부분의 조사표본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신뢰도를 따질 수 없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그나마 조사대상을 한나라당 지지자로 한정할 경우 표본 수가 워낙 적어 사실상 순위가 의미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당권 주자들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열린 시도 광역의원 초청 합동토론회에 출석해 일제히 ‘지방의원 유급화’ 등 지방의회 발전 공약을 제시하며 표심잡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초청자측이 “지방의원 유급화를 실현해줄 후보를 지지 선택하겠다”며 노골적으로 후보들을 압박하고, 당권주자 6명은 일제히 “누가 대표가 되든지 6월 국회에서 유급화를 해주기로 했다”고 약속하는 등 토론회 취지가 변질됐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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