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위기땐 새우처럼 납작 엎드리겠다"

  • 입력 2003년 5월 29일 2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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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조준노무현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열린 경호실 무도시범을 참관한 뒤 권총 사격을 하고 있다.연합
목표 조준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열린 경호실 무도시범을 참관한 뒤 권총 사격을 하고 있다.연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9일 “앞으로 체면 생각하지 않고 (위기상황이 오면) 새우처럼 꼭 엎드려 나를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근접경호를 불편하게 여겼던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연무관에서 열린 대통령 경호실 무술 시범을 본 뒤 “한편으로는 으스스하고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웠다”면서 “정말 든든하고 대통령 된 보람을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호실은 이날 노 대통령 내외와 비서실 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40분 동안 태권도와 유도 검도 특공무술 등 경호무술 시범과 경호상황 조치 시범을 펼쳤다. 경호원들은 특히 대통령 연설 도중 폭탄테러가 발생하자 몸을 던져 대통령을 구하는 장면을 실감나게 선보였다.

이를 지켜본 노 대통령은 “그동안 경호를 귀찮게 생각하고 누가 불쑥 다가와 손 잡는 것을 즐겼지만 오늘 시범을 보니 ‘내 욕심대로 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내가 정말 소중하고, 경호실이 왜 나를 감싸야 하는지 몰랐지만 오늘 경호 시범을 보면서 (폭파 장면에서) 붉은 물감까지 보니까 내가 정말 중요한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육영수(陸英修) 여사 저격 장면 비디오를 보고 나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살려고 단상 뒤로 엎드렸다. 당시 어린 소견에 총 맞으면 맞는 것이고 목숨이 위급한 상황이라도 지도자가 뻣뻣하게 서야지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신속하게 납작 엎드리겠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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