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S전면유보…교육계 大亂]교육부도 "청와대 너무 나선다"

  • 입력 2003년 5월 26일 18시 50분


코멘트
문재인 민정수석
문재인 민정수석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대한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의는 내용도 문제지만 협상 과정에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한 것도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육부와 전교조가 막판 협상을 한 23∼26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문재인(文在寅) 수석비서관과 관계자들이 개입하면서 NEIS 사태의 해결 방향이 급선회했다.

교육부는 그동안 국가인권위로부터 NEIS 제외 권고를 받은 교무학사, 입학진학, 보건 등 3개 영역 중 보건을 뺀 2개 영역은 절대 NEIS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28일 전교조 연가투쟁을 앞두고 위기가 고조되자 22, 23일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이 협상에 개입했고 문 수석은 24일 교육부에서 열린 전교조와의 협상장에 나타났다가 취재기자들이 보이자 “양측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왔다”며 자리를 떴다.

그러나 25일에는 아예 교육부 관계자와 함께 전교조 위원장과 만나 내용을 협의하는 바람에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청와대가 너무 전면에 나선다. 도가 지나치다”는 불만이 나왔다. 청와대 인사의 협상장 배석은 사태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그동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강조해 온 책임총리제와 부처 책임주의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노 대통령은 “부처의 일은 장관이 책임지고 알아서 하도록 권한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태처럼 청와대가 훈수를 둠으로써 이익단체들이 부처를 상대하지 않고 청와대와 직접 상대하려 하고 결국 국정운영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라는 충고다.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는 26일 오전 청와대로 노 대통령을 방문한 뒤 교육부 결정을 발표하는 바람에 “사실상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 실무자들은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말로 윤 부총리와 청와대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