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평씨 두처남 80억 빌려 병원운영

  • 입력 2003년 5월 26일 01시 02분


코멘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친형 건평(健平)씨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부동산을 12억원에 낙찰받은 처남 민상철씨(40) 형제가 최근 병원을 운영하며 거액을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나 청와대가 내부적으로 이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특히 병원장인 형 민모씨(43)는 최근 처신과 관련한 구설수 때문에 청와대로부터 경고를 받은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민씨 형제가 2000년 경기 김포시에서 준종합병원급인 P병원을 인수해 지난해 5월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80억원 정도를 대출받은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 친인척 관리 차원에서 이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도 “병원상황이 좋지 않아 이들의 경우 ‘사고 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올해 3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는 바람에 채권자들로부터 가압류돼 있던 병원 건물과 터를 법원 경매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채권자들은 “노 대통령 친형의 처남인 민씨 형제가 거액의 대출을 받아 병원을 인수, 운영하는 바람에 우리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주장하며 대출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김포보건소 관계자도 “형 민씨는 병원장으로, 동생 민씨는 부원장(이사)으로 등록돼 있다”며 “병원입지가 좋지 않고 환자가 많지 않아 부도설이 나돌아 왔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형 민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등에서 의료분쟁연구소, 법의학연구소의 소장 등을 역임하며 환자의 의료분쟁을 상담해왔으며 과다한 수임료를 챙겨 지난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생 민씨는 그동안 이 병원의 재정 업무를 담당해 왔다는 것. 두 사람은 최근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있는 상태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포=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