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盧, 국회 반대에도 국정원장 임명하다니"

  • 입력 2003년 5월 25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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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 신뢰를 다지고 북핵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천명했지만 정상회담 이후 들려오는 ‘워싱턴발 회담 안팎’은 공식 회담 결과와 다른 얘기가 많다.

원로급 교계 인사인 K목사가 노 대통령의 방미 직전인 4월 말∼5월 초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을 만나 노 대통령과 한국 정세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K목사는 5월 초 본보 기자와 만나 “세계적인 복음 전도사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 아들의 도움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K목사는 “미국측 인사들은 노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노무현’이란 사람에 대해 대단한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며 “특히 국회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고영구 국정원장과 서동만 기조실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측 인사들은 과거 미국 정부가 자국의 대사를 임명하고자 했을 때 의회가 반대해 임명을 철회한 일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하더라고 K목사는 전했다.

또 한미정상회담 바로 전날 아시아계 미국인 대표단의 일원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을 만난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조병태(趙炳泰) 뉴욕지회장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여기는 부시 대통령의 생각엔 전혀 변함이 없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부시 대통령은 아시아계 대표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라크전쟁 수행의 정당성을 얘기하면서 ‘김정일 정권이 있는 한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회복시킬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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