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희정수사' 회오리]"安씨 대통령관련진술 사실이냐"

  • 입력 2003년 5월 23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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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23일 서울 종로구 종로2가 타워빌딩내 노사정위원회를 방문, 최근의 노사관계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있다.-김경제기자
정대철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23일 서울 종로구 종로2가 타워빌딩내 노사정위원회를 방문, 최근의 노사관계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있다.-김경제기자
검찰이 민주당 안희정(安熙正)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안씨가 검찰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나라종금 돈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진술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자 여권 핵심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안희정 뇌관’이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한나라당도 나라종금 정치권 로비의 ‘몸통’을 수사하라고 압박하고 나서 정국이 나라종금 회오리에 휩싸일 전망이다.

▽긴장하는 여권 핵심부=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23일 안씨가 검찰에서 ‘노 대통령 관련 진술’을 했다는 검찰과 여권 주변의 소문에 대해 “사실이라면 대통령을 걸고 넘어갈 경우 자신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이날 “(안씨가 대통령 연루 진술을 했다는 얘기는) 법무장관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실제 안씨는 청와대 일부 실세들에 대해 “자기들만 살아남으려 한다”는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안씨가 자신을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데는 검찰수사에 대한 불만도 불만이지만 청와대 내의 다른 실세들이 자신을 희생시키려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안씨가 섣불리 그런 자충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안씨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대통령이나 청와대 일부 실세를 끌어들일 경우 대통령도 안씨에 대한 빚이 없어지게 된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공세나선 한나라당=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수석부총무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안 부소장이 받은 정치자금은 밝혀진 액수만 해도 7억9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이라며 “안씨 스스로 로비를 받을 만한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국민은 안씨가 배후에 있는 몸통에 접근하기 위한 정거장 역할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부총무는 이어 “검찰은 정치자금이라고 한계를 정해놓고 수사하지 말고 대가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안씨와 오랜 동업자 관계였다고 실토한 노 대통령도 안씨와 대통령과의 검은 유착 의혹에 대해 솔직히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홍희곤(洪熹坤)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시민변호인단은 ‘우리는 안씨를 정치적 양심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이런 언급들은 결국 ‘안씨는 깃털에 불과하고 몸통은 노 대통령’이란 의미가 아니냐”며 “노 대통령도 이제는 안씨가 얼마나 검은 돈을 걷어서 바쳤는지 양심고백을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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