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근황과 신당 속내

  • 입력 2003년 5월 20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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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20일 오전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요새 여러가지로 복잡하지요. 잘해보세요. '풀리면' 한번 만납시다"라고 말했다.

이낙연(李洛淵) 대표비서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7일 정 대표가 김 前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방문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이 병문안을 거절한 것처럼 보도된 아침신문을 보고 회의 시작 3분전 정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해명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실장은 "김 전대통령의 '풀리면' 이란 표현이 대표의 정치적 상황을 언급한 것인지 김 전대통령의 건강상태를 언급한 것인지 대표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 실장은 "DJ가 퇴원한 후에는 의사가 일주일에 2,3번씩 들러 왕진 한다고 한다"며 "사실 재임 말기에 투석을 받았어야했는데 퇴임 이후에 시작한 것이 좀 무리가 갔다고 하는데, 그 때문에 부기가 빠지면서 체중이 좀 줄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건강하고 쾌활하셨으며, 악수하는 힘도 매우 강했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이 여사를 만난 시간은 10여분 정도인데 응접실에 걸려있는 것을 보니까 DJ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지 알겠더라"라며 "한쪽에는 6·15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이 1m 높이로 양쪽으로 펴져있는 형태의 족자로 놓여있었고, 또 하나는 확대 복사된 노벨평화상 시상식 장면 사진, 다른 하나는 교황이 친필로 DJ에게 준 (세례명) 인증서 같은 것이 놓여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한 켠에는 동물의 왕국 비디오 테이프가 있었는데 1,2,3번하는 식으로 넘버링이 되어있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며 "한쪽에는 성악 비디오 테이프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앞서 정 대표는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께 전화도 안드리고 이 비서실장과 함께 방문했는데 김 전 대통령은 잠옷 바람이어서 만날 상황이 안돼 이 여사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DJ는 신당에 내심 못마땅"

이와관련, 김 전 대통령의 김한정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의 `풀리면' 만나자는 말은 정치상황과 관계없는 의례적인 언급"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신당 논의 등 당이 복잡한 상황에서 정치지도자들을 만나면 정치에 개입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정치에 관한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동교동의 한 중진은 "DJ가 최근 민주당의 정통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DJ가 정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17일 못만난데 대해 본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내심은 신당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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