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호남民心 껴안기…지도부-黨權주자 5·18 광주행

  • 입력 2003년 5월 12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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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관리위원회가 12일 전체회의를 갖고 당권주자들의 합동토론회 개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관리위원회가 12일 전체회의를 갖고 당권주자들의 합동토론회 개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23주년을 맞아 한나라당 지도부와 차기 당권주자들이 대대적인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선다.

‘5·18’은 연례행사의 성격이 짙지만 호남의 지지기반이 취약한 한나라당에 올해는 안팎의 상황이 좀 다르다.

당의 입장에선 여권의 개혁신당 출범과 내년 총선에 대비해 ‘수구보수당’ ‘영남당’의 이미지를 반드시 털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개혁신당의 영남권 공략에 맞불도 놔야 한다. 한나라당은 마침 현 정부 들어 제기된 ‘호남소외론’으로 호남 민심이 동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한껏 고무돼 있다.

당 지도부는 5·18 기념식에 맞춰 대거 ‘광주행’을 검토하고 있다.

당권주자들이 5·18을 전후해 일제히 광주를 찾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권주자 가운데 유일한 호남 출신인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14일 광주를 방문해 5·18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간담회와 시·도지부 당직자 대상의 특강에서 강도 높은 당의 개혁을 강조하면서 바닥표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호남 공략에 공을 들여온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18일 5·18 묘역을 참배하고 ‘지역주의의 탈피를 통한 전국정당화’를 주창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년 17대 총선에 대비해 당내에 호남권 교두보 구축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대적인 신진인사를 수혈하겠다는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렬(崔秉烈) 의원은 묘역참배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단순한 경선주자가 아닌 야당을 이끌 대표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생각이다. 그는 전국구에 호남 인사의 비율을 높이는 식의 구체적인 지역차별 극복 방안을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대구 출신의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18일 묘역 참배에 이어 영호남 대학생들과의 간담회를 추진 중이다. 특히 ‘영남색’이 강한 강 의원은 젊은 리더십과 화합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이벤트를 통해 ‘세대교체론’을 역설하는 한편 자신이 당권을 잡을 경우 말 그대로 영남당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것.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18일 새벽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고, 김형오(金炯旿) 의원은 15일 묘역 참배를 마치고 광주과학기술연구원에서 특강을 할 예정이다.

한편 당 선관위는 다음달 17일 전당대회에 앞서 당대표 후보자에 대해 지구당별로 투표를 실시하되 투표일은 추후 별도로 지정키로 했다. 또 투표에 앞서 4, 5개 권역을 순회하는 합동연설회를 열고, 이와 별도로 후보간 합동토론회를 최소 1회 이상 개최하되 이를 인터넷 및 TV를 통해 중계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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