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당 급물살]이해찬 '밑그림'…천정배-신기남 '깃발'

  • 입력 2003년 4월 29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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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성향의 개혁파 의원들의 결의문 발표로 수면 위에 떠오른 여권의 신당 창당 작업은 비교적 오랜 기획과 물밑 준비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동영(鄭東泳) 천정배(千正培) 신기남(辛基南) 이종걸(李鍾杰) 이호웅(李浩雄) 의원 등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의 핵심 간부로 활약한 신주류 의원과 김한길 유선호(柳宣浩) 전 의원, 이강철(李康哲) 당 개혁특위위원 등이 횡적 연대를 갖고 이 문제에 깊숙이 관여해왔다는 후문이다.

신당 추진그룹의 한 관계자는 29일 “대선 직후부터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창해온 천정배 신기남 의원 등 ‘바른 정치모임’의 핵심 의원들이 4·24 재·보선 참패 이후 민주당의 한계에 공감하는 개혁파 의원들과 긴밀히 접촉해 행동을 이끌어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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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중진인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신당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 김원기(金元基) 고문은 수시로 자문 역할을 해왔다는 것. 다만 논의 진행의 초기 단계에서는 초재선 중심의 개혁파들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측이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당 외곽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출신 및 일부 386 출신들과의 교감 아래 개혁국민정당, 한나라당 진보성향 의원들을 아우르는 신당 추진의 밑그림 작업을 막후에서 주도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실제 최근 노 대통령을 만난 김한길 전 의원은 리모델링이 아닌 ‘헤쳐모여’식 신당 추진론에 적극 가세해 신당 추진에 ‘노심(盧心)’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신당파의 한 중진의원은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종종 통화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주류의 한 중진의원도 최근 노 대통령을 만난 이후 “지역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먼저 변해야 하고 이를 통해 한나라당의 지역당 구조도 깰 수 있다는 게 노 대통령의 생각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직접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이른바 당 개혁에 관한 노 대통령의 ‘코드’를 간접 전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게 핵심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이와 관련해 신당 추진에 깊이 간여하고 있는 이강래 의원은 “굳이 노 대통령을 만나서 확인할 필요가 있느냐. 이심전심이다. 신주류는 의견 통일이 거의 다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점차 당내 참여세력의 확대 과정을 거친 뒤 정대철(鄭大哲) 대표와 김원기 고문 등이 민주당의 신당 참여를 공식화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민주당내 신당 추진세력 분류
▼ 신당창당 선언 친노 개혁파=정동영 신기남 천정배 이호웅 이종걸 김성호 등 22명 (4월28일 민주당 발전적 해체와 개혁 신당 창당 위한 신당추진위원회 구성 결의)
▼ 바른정치모임(회장 신기남)=신기남 정동영 천정배 송영길 이강래 등 14명 (4월25일 민주당 계파 모임 중 처음으로 신당 창당 의견 수렴)
▼ 재야출신 모임=김근태 이해찬 임채정 이상수 김희선 김영환 이재정 이창복 김태홍 임종석 등 10명(신당 창당 필요성은 인정하나 분당은 곤란하다는 입장)
▼ 새벽21(대표 박인상)=박인상 김성호 문석호 송영길 이종걸 정범구 등 12명 (신당창당에 적극적이지만 구체적인 의견 수렴 안 된 상황)
▼ 열린개혁포럼(총간사 장영달)=장영달 신기남 배기운 송훈석 이미경 이재정 이종걸 이호웅 허운나 오영식 등 61명(민주당 내 각종 계파 모임의 연합체. 신당창당추진위 구성 문제 본격 논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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