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장관급 회담 첫날]北, 사스 공포…"꼭 필요한 행사만"

  • 입력 2003년 4월 27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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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평양에서 시작된 10차 남북장관급회담은 역대 회담에 비해 대폭 줄어든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장관급회담 직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미-중 3자회담에서 북한이 핵보유 사실을 언급함으로써 회담 분위기가 가라앉은 측면도 있지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에 대한 공포심도 한몫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관급회담에는 회담과 접촉 이외에도 명승지를 구경하거나 공연을 관람하는 일정이 들어갔으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남측 대표단은 2박3일간 숙소 겸 회담장인 고려호텔에만 머물 예정이다.

사스 확산에 대한 북한의 우려는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TV는 24일 평양시 모란봉 구역에서 사스 의심 환자가 발견됐다고 보도해 북한도 사스 청정지역은 아닌 셈이다. 북한의 언론들은 최근 세계 각국의 사스 피해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하며 “죽음의 병으로 불리며 사회 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주는 사스를 막는 것은 오늘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북한은 금강산관광을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현대아산측에 통보했는가 하면 다른 남북행사들도 무기한 연기시켰다. 한때 장관급회담도 미뤄지는 게 아닌가라는 말도 나왔으나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예정대로 열렸다.

1차 전체회의를 마친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후 7시반부터 고려호텔 3층 별실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만찬에서 북측의 김영성 단장은 “이번 회담은 새 정권의 첫 회담이자 6·15 공동선언의 기본 정신을 이어가는 하나의 분수령이 되는 회담”이라고 건배를 제의했고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은 “남북관계 발전에 진짜 의미 있는 분수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첫날 회담에선 통상 열리는 개별접촉은 없었다.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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