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핵개발 물질 북한행 저지…알루미늄관 실은 선박 적발

  • 입력 2003년 4월 27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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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는 이달 초 핵무기 개발용으로 추정되는 독일제 알루미늄관을 실은 선박의 북한행을 저지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신호(28일자)가 보도했다.

슈피겔은 독일 기업체 옵트로닉이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초고속 원심분리기를 제조할 수 있는 알루미늄관 22t을 북한으로 보내려다 적발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분량의 알루미늄관으로 원심분리기를 최대 400개까지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독일 정부가 당초 옵트로닉에 이 알루미늄관의 수출을 금지했으나 3일 함부르크항에서 프랑스 화물선 빌 드비르고호가 이 화물을 싣고 출항했다는 것.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독일 당국은 프랑스 정부에 통보했고 프랑스 정부가 이 선박의 선장에게 지시해 10일 이집트 수에즈운하 통과 직전 이 화물이 실린 컨테이너들을 내리도록 했다.

이 알루미늄관의 공식 행선지는 중국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선양(瀋陽)항공으로 돼 있으나 독일 당국은 최종 행선지를 북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옵트로닉사는 수출 계약과 관련해 북한 국적 인물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피겔은 “이 알루미늄관은 수출이 엄격히 통제되는 물품이어서 행선지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라도 정부의 허가 없이 수출될 수 없다”며 슈투트가르트 검찰이 옵트로닉의 한 책임자를 대외통상법규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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