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신주류 내분 표면화 "지도부 기득권 집착"

  • 입력 2003년 3월 24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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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당 개혁안 처리 지연에 항의하는 신주류 의원의 지구당위원장직 사퇴 및 불거지는 신당창당론으로 인해 뒤숭숭한 분위기에 싸여 있다.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 위한 당 개혁안이 지도부를 포함한 당무위원 다수의 반발에 부닥쳐 좌초할 위기에 직면했다”며 지구당위원장(경기 안산을)을 사퇴했다.

천 의원의 위원장직 사퇴는 지구당위원장제 폐지 등 개혁안의 핵심 내용을 둘러싼 신구주류 갈등에 신주류 내부의 이견까지 겹쳐 개혁안이 무산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로 당 개혁안을 둘러싼 민주당의 집안사정은 복잡하다. 정대철(鄭大哲) 대표 등 ‘온건 신주류’는 구주류의 반발과 당 분열 가능성을 이유로 논란이 많은 조항을 삭제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 강경파는 “개혁안 관철이 사실상 어렵다면 당이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개혁신당 창당에 나서자”고 주장한다. 또 신주류가 경기 고양 덕양갑의 4·24 재선거에 나서는 유시민(柳時敏) 전 개혁국민정당 대표를 배려해 후보 공천을 하지 않으려는 것에 구주류가 크게 반발하는 것도 신당창당설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신주류가 당 개혁안 관철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여러 갈래의 정계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신주류의 한 핵심인사는 “이념과 노선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헤쳐 모여’에 따라 3, 4개의 다당제로 가는 방안과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방안 등이 도상 시나리오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조속한 당 개혁안 처리를 주문하면서 실패할 경우 신당창당이 불가피함을 언급했다는 소문도 나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절대 그런 일은 없다는 점을 확언할 수 있다. 총선에서 의석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이 프리미엄을 갖고 (정계개편을) 추진할 생각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신당창당 가능성을 일축했다.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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