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의장 “北核 대화로 안될땐 다른 선택 고려를”

  • 입력 2003년 3월 14일 0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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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13일 북한 핵문제 해법과 관련, “평화적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지만 문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는 어렵다는 데 있다”며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날 제주 탐라대 최고정책과정 특강에서 “미국은 지금 우리가 남북공조는 하지만, 한미공조는 안 하려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한미공조가 아닌 독자적으로 중재를 하겠다는데 이런 정책을 계속 하다가는 ‘왕따’를 당할 수밖에 없다”며 한미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 5년이 됐지만 북한이 변한 것은 하나도 없고, 한국 사람들의 대북한 인식만 변했다”며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해도 아무도 걱정도 안하고 겁도 안내는데 외국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겁 없고 태평한 사람은 처음 본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미국과는 다를 수 있고, 다른 것은 다르다고 해야 한다’‘북한이 핵무기 생산을 위해 영변 핵 재처리시설을 가동하더라도 군사적 공격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런 얘기는 미국에 가서 미국 대통령이나 국무장관을 만나서 할 얘기지, 공개적으로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의 불안을 조성하고 미국과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 무엇에 도움이 되느냐”고 덧붙였다.

박 의장이 북한 핵 사태가 발생한 이후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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