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업무보고 돌연 "비공개"

  • 입력 2003년 3월 10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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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재정경제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는 당초 토론회까지도 언론에 공개할 방침이었으나 보고 전날인 일요일 오후 갑자기 토론회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방침이 바뀌었다.

마침 청와대가 토론회 비공개쪽으로 방침을 선회한 시점이 대통령과 평검사들간의 토론회가 끝난 직후여서 일각에서는 평검사와의 토론회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대통령을 심하게 몰아붙인 평검사들의 태도에 청와대 비서진들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던 점에 비춰볼 때 각 부처 보고에서도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것을 염려했던 것이 아니냐는 것.

청와대는 당초 “부처 보고의 전 과정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투명하고 생생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며 “업무보고는 물론이고 대통령과의 토론까지도 모두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청와대측은 외교 안보 국방에 관한 업무보고와 토론은 처음부터 비공개로 하겠다고 밝혔다.

각 부처의 토론회를 비공개로 하겠다고 결정한 직후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금리나 주가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고위층의 발언이 여과 없이 그대로 나가는 게 바람직한가를 놓고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경제가 어려운 만큼 이번에는 비공개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재경부측도 “시장에 바로 충격을 줄 수 있는 예민한 문제가 거론될 수 있는 토론회는 비공개로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청와대에 제안을 했고,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김진표(金振杓) 재경부 장관은 일요일 오후 이해성(李海成) 대통령홍보수석과 권오규(權五奎) 정책기획수석비서관에게 이런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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