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2002년 후원금 5억9428만원

  • 입력 2003년 3월 10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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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지난해 1년간 모두 5억9428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고 최근 선관위에 신고했다.

10일 선관위에 따르면 이 금액은 선거가 있는 해의 후원금 기부한도(6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것으로, 노 대통령은 원외 지구당위원장 중에서는 후원금 모금액 1위를 기록했다. 현역 국회의원까지 포함하면 7위. 공교롭게도 대선 때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민주당 신계륜(申溪輪) 의원의 바로 다음이었다.

노 대통령의 2001년 모금액은 2억1186만원에 불과해 지난해에는 모금액이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노 대통령이 원외 지구당 위원장직을 맡고 있던 부산 북-강서을 지구당이 최근 선관위에 제출한 ‘지구당 수입 지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모금액 중 2억5000만원을 당내 대선 경선후보 등록 기탁금으로 내는 등 상당부분을 대선 관련 활동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직활동비 명목으로 사용한 1억2849만원은 대부분 당내외 인사들과의 각종 모임을 위해 지출한 밥값. 시기적으로는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기 전에 집중적으로 지출했다.

지난해 7∼9월 밥값으로 한번에 100만원 이상 쓴 것만도 25건으로 이는 대부분 후보 시절 노 대통령측 인사들이 자주 이용했던 서울 여의도의 세종클럽, 뉴맨하탄호텔, 63빌딩, 종로구 평창동의 포 포인츠 쉐라톤호텔 등에서 사용한 것이었다. 7월18일에는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한번에 411만원을 지출한 적이 있고, 11월초 부산 선대위 출범식 비용으로 3155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정책개발비로는 7290만원을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4명의 정책자문위원에게 매달 150만원씩의 급여를 지급한 것이지만, 지구당 회계보고서에는 후보 경선 캠프(사단법인 자치경영연구원)의 운영경비는 포함돼 있지 않아 정확한 경선비용은 추정하기 어렵다.

기타경비 항목으로 분류된 것은 모두 민주당 시도지부나 소속 의원들의 후원회에 낸 후원금으로 17건에 총 890만원이었다.

노 대통령은 통상적으로 정당 중진인사들에 비해 적은 10만∼30만원 정도씩 후원금을 냈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노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김원기(金元基) 고문과 천정배(千正培) 의원에게는 각각 100만원이라는 ‘거액’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회계보고서를 토대로 실사작업을 하고 있다”며 “회계보고서가 매우 꼼꼼하게 정리돼 있어 분량이 다른 지구당의 2, 3배인 400여쪽이나 된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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