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50선 붕괴… 코스닥 또 최저

  • 입력 2003년 3월 7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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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문제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7일 주가와 원화가치 급락세가 이어졌다. 또 해외시장에서는 한국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가 계속 급등하는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불안한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가 급락〓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31포인트(1.67%) 내린 546.02로 마감돼 550선이 무너졌다. 2001년 11월1일 544.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50포인트(3.92%) 내린 36.69로 다시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국민연금이 이틀째 자금을 투입했고 삼성전자가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결의했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지 못했다. 외국인투자자는 74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선물시장에서는 22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하한가 33개 등 676개 종목의 주가가 내린 반면 오른 종목은 상한가 6개를 포함해 110개 종목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707개 종목(하한가 134개)의 주가가 떨어졌고 101개 종목(상한가 4개)만이 주가가 올랐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 추락은 갑작스러운 악재의 충격 때문이 아니라 적극적인 매수 세력이 없는 가운데 힘없이 흘러내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원화가치 또 연중최저치=이날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20원 상승(원화가치 하락)한 1218.70원으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였다. 장중 한때는 달러당 122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역외 차액결제 선물환(NDF) 거래로 달러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14개월만에 최고치〓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의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10년만기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미 재무부채권(TB) 기준 1.53%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보다 0.16%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해 1월31일(1.55%) 이후 최고치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특히 이달 들어 북한 미그기가 미국 정찰기를 위협한 사건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3일 1.35%, 4일 1.36%, 5일 1.37% 등 계속 오름세를 보여왔다.

▽정부, 연기금 증시 유입 유도키로〓정부는 이날 김영주(金榮柱) 재정경제부 차관보 주재로 제2차 경제동향 점검관리팀 회의를 열고 연기금과 시중여유자금의 증시 유입을 유도해 주식수요 기반을 넓히기로 했다.

재경부는 증시수급구조 중장기개선방안을 마련해 10일 발표할 예정이다.그러나 외국인 투자비중이 35%가 넘는 한국 증시의 구조를 감안할 때 단기 부양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10일 ‘증권거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 공포돼 이날부터 원금보존형 금융상품(ELN)을 판매하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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