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총리, 허버드대사에 ‘美軍재배치 3원칙’ 제시

  • 입력 2003년 3월 7일 0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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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高建) 국무총리는 6일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첫째, 전쟁억지력에 추호도 손상이나 저하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둘째로는 인계철선(전쟁 발발시 미군의 자동개입)이 유지 존속돼야 하고, 마지막으로 북한 핵위기로 민감한 지금은 (재배치를 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이상의 3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주한미군 재배치론의 재고를 요청했다.

특히 고 총리가 인계철선의 유지·존속을 거론한 것은 서울과 휴전선 사이에 위치한 전투부대인 미 2사단의 계속 주둔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허버드 대사는 “한미 양측이 협의를 할 것이며 주둔지 변화가 전쟁억지력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라 강화시킬 것”이라면서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총리는 이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취임사에서 북한이 핵 보유냐, 아니면 체제안정과 경제적 지원이냐를 택일하도록 촉구한 점을 상기시킨 뒤 “체제안정과 경제적 지원에 대해 통일된 전략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한미 양국이 통일된 전략 하에 역할을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버드 대사는 이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여러 차례 북한문제가 외교적 절차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밝히고 “북한이 체제안정과 경제지원을 바란다면 완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핵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버드 대사는 또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딕 체니 부통령이 4월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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