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문서 많아서…” 청와대 목록전달 늑장

  • 입력 2003년 2월 6일 18시 47분


코멘트
김대중 정부가 정부기록보존소에 보낼 ‘정부기록 목록’ 전달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 6일 정부기록보존소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기록보존소로 전달하기로 되어 있는 정부기록 15만8232건의 목록 중 5일까지 14만1991건의 목록이 전달됐다. 2000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현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03년 1월10일까지 청와대는 정부기록보존소에 전달될 기록의 건수를 통보하고, 새 대통령 취임 20일전인 5일까지는 구체적인 목록 전달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5일 현재까지 1만6241건의 정부기록 목록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비밀문건이 상당수 있어 이에 따른 보안규정을 검토하느라 목록 전달이 늦어지고 있다”며 “기록보존소측과 사전 협의한 사항이며 목록이 넘어가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 시행하는 일이어서 일정상 차질이 있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국가기록연구원 오항녕 연구부장, 명지대 김익한 교수, 한국외대 이영학 교수 등 통치 관련 학자들은 5일 이와 관련한 회의를 갖고 기록 목록의 적극적인 인수를 촉구했다. 한 관계자는 “기록의 보안과 관리는 기록보존소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며 청와대가 보안을 이유로 법정기일 내에 기록 목록을 넘기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만약 기록 목록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법률 위반은 물론 그릇된 선례까지 남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