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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5일 2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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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가정보원 직원 김기삼씨(40)는 인터넷 매체인 독립신문을 통해 “김 대통령이 그동안 동티모르에 경제적인 지원과 함께 상록수 부대를 파견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시한 연유도 노벨상을 받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느닷없이 나온 얘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동티모르 문제는 ‘김 대통령의 특별관심 사항’이었다는 게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김 대통령은 1999년 9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7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의 유혈사태에 대해 공동대책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당시 일부 정상들은 “경제문제를 다루는 APEC회의에서 정치문제를 다루는 것은 곤란하다”며 반대했지만 김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내세우며 정면 돌파했다. 이에 따라 동티모르에 유엔평화유지군(PKF)을 파견했고 PKF는 동티모르의 독립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따라서 동티모르에 우리가 기념물을 건설해 주는 것은 김 대통령이 동티모르의 독립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홍보할 수 있는 호재였다. 더구나 현재 동티모르 외교장관인 주세 라모스 오르타가 노벨상 수상자(1996년)여서 동티모르에 호의를 베푼 것이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김 대통령의 동티모르사태 해결 노력은 그의 노벨상 수상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세계지도자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중인 오르타 장관은 5일 김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찬을 함께 했다.
김 대통령은 2000년 1월 방한한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당시 동티모르 저항협의회 의장)의 요청에 따라 동티모르측에 국회의사당을 세워주겠다고 약속했다. 다음해에는 대한민국 대표부도 개설했다. 구조조정 차원에서 재외공관을 줄이던 때였다.
그 사이 호주 정부가 의사당 건립을 약속하자 정부는 대신 독립기념관을 무상으로 지어주기로 했다. 사업비 60만달러의 독립기념관 건설은 중간에 시공업체가 바뀌는 우여곡절을 거쳐 현재 골조가 완성된 상태이며 동티모르의 독립 1주년을 맞이하는 5월20일 완공될 예정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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