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5억 北송금]北, 현대 감싸기 나서나…出禁 정회장-김사장 초청

  • 입력 2003년 2월 2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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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지원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정몽헌(鄭夢憲·사진)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대북사업을 기반으로 경영복귀를 노리던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대북 지원설이 불거진 이후 도피성 장기 해외체류를 한 데 이어 귀국 후에도 “대북 지원은 사실이 아니다”며 몇 차례 부인한 것 역시 그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안겨주고 있다.

정 회장의 공식 직함은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작년 8월 현대상선 비상임 등기이사로 복귀한 이후 측근들을 계열사에 전진 배치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금강산 육로관광과 개성공단 착공 등 남북 협력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그 다음 차례는 정 회장의 경영 복귀라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이런 가운데 현대의 북한측 사업파트너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지난달 31일 “금강산 육로관광이 성사되면 정 회장과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이 가장 먼저 군사분계선을 통과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검찰 수사의 본격화로 어려운 처지를 맞은 두 사람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 이들 모두 현재 사법당국에 의해 출국 금지된 상태다.

이들은 4, 5일 이틀 예정의 금강산 육로관광 사전 답사에 이어 이달 중순 시범관광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육로관광 사전답사가 이뤄지면 김 사장이 금강산 현지에서 낭독할 축사도 준비해 놓았다.

현대그룹측은 법 집행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출국금지 당한 두 사람이 북한에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면서도 남북협력사업의 특수성에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남북간 협력사업의 연결고리는 현대뿐이고 정 회장은 북한측의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며 “사법당국이 이 같은 정황을 충분히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정 회장은 설 연휴 동안 서울 성북구 성북동 자택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공개적인 ‘지원’이 곤경에 빠진 정 회장의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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