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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25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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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실장이 처형된 이유는 그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금강산관광사업이 실적 부진을 보이면서 군부의 견제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부정 축재가 확인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황 실장이 그동안 대남 경협의 실무를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처형은 최근 북한 권력 내부에 군부를 비롯한 강경파의 입김이 강화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북한은 이미 2000년 가을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던 아태평화위원회 사무소를 폐쇄시켰으며 부정기적으로 베이징에 상주시켰던 아태평화위 대표단을 2001년 4월 이후 평양으로 완전히 철수시킨 바 있다. 노동당 산하 통일전선부의 외곽기구인 아태평화위는 금강산관광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현대의 관광대가 지급이 지연되고 9·11테러 이후 북-미관계가 악화되면서 군부의 집중 견제를 받아 내부 지위가 급격히 약화돼 왔다.
황 실장은 2001년 11월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2002년 9월 평양에서 열린 가수 이미자씨의 방북 공연을 참관해 한때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 실장은 김일성(金日成) 북한 주석의 일본어 통역을 맡았으며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대남담당비서의 심복으로 대남사업의 막후 실세로 활약했다.
그는 현대의 금강산관광사업 추진 협상에서 실력을 발휘한 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비공개접촉에도 관여했으며 국가정보원의 대북 막후채널 역할을 맡기도 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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