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急求경제부총리"…盧 마땅한 인물 못찾아 고심

  • 입력 2003년 1월 23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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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경제수장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감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국무총리로 안정감이 있는 고건(高建)씨를 내정한 만큼 경제부총리는 개혁 성향의 인물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점에서 노태우(盧泰愚) 정부 당시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종인(金鍾仁)씨가 거론되고 있지만, 김 전 수석의 경우 재벌개혁 주창자로 알려져 있는 등 강성 이미지가 부담이다.

현 정부에서 금감위원장과 재경부장관을 맡아 재벌 구조조정을 지휘했던 이헌재(李憲宰)씨도 거론되고 있으나 그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의 공적자금 국정조사 공세에 연루될 가능성을 걱정하는 시각이 있다.

재벌 개혁을 총선 이후로 미룬다는 전제하에, 일단은 보수성향의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이 그래서 나온다. 사공일(司空壹) 전 재무장관이나 박영철(朴英哲) 고려대 교수가 이에 적합한 인물로 거론된다. 민주당 강봉균(康奉均) 김효석(金孝錫) 의원도 얘기되고 있으나 ‘현역의원 배제’ 원칙이 걸림돌이다.

노 당선자는 한때 총리후보로도 거론됐던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총장에 대해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노 당선자는 23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정 총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새 정부의 개혁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 총장은 오찬 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제부총리직을 제안받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총장 임기가 4년이나 남았다”고 대답했다. 또 ‘김종인씨를 추천했느냐’고 묻자 “그런 것은 말할 수 없다”며 여운을 남겼다.

정 총장은 노 당선자와 46년생 동갑내기인 데다 개혁 성향을 공유하고 있어 경제부총리로 기용되면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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