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사참배-북핵 韓日공조 분리대응"

  • 입력 2003년 1월 15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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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북핵 문제로 ‘어수선한 틈’을 타 기습적으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14일 ‘분노와 실망감’이라는 강도 높은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인식과 무관치 않다. 한일간의 북핵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인데, ‘뒤통수’를 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공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북핵과 신사 참배 문제는 별개의 사안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신사참배는 그것대로 엄하게 추궁하되, 북핵에 대해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감정적인 대응을 할 경우 일시적으로는 속이 후련할지 몰라도 자칫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의 틀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2001년 10월 한일정상회담에서 합의한 7대 현안 중 하나인 ‘야스쿠니신사를 대체할 제3의 추도시설 건립’이 사실상 무산된 직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중시, 일측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 소식에 분노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오후로 예정됐던 김 대통령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의 면담이 취소된 것도 이 때문이다.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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