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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10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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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최근 들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음을 거듭 천명하고,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이 북한이 요구하는 안전보장 문제를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을 안심시킴으로써 '양보'를 이끌어 내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북한이 이런 기대와는 정반대로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으로서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더욱이 북한의 이런 조치가 협상유도용이라면 그동안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취해온 미국으로서는 북한에 마냥 끌려가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은 우선 북한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함께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공동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한성렬 유엔대표부 차석대사와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와의 회동을 통해 대화 메시지를 보낸 직후 NPT 탈퇴라는 '강수(强手)'를 둔 의도가 무엇인지를 면밀히 분석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또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갈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최근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연기하고, 북한에 핵동결 해제조치의 원상회복을 위해 한 달간 시간을 준 조치를 재고토록 요청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은 그러나 북한의 이번 조치가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수순인 만큼 즉각적인 강경책을 구사하기보다는, 국제공조를 통해 압박을 가하면서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놓는 양면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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