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수 추천-다면평가 적용 '공무원 파견' 늦어져

  • 입력 2003년 1월 5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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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출입하는 취재기자들은 올 초부터 친분 있는 공직자로부터 “우리 부처의 인수위 파견자는 확인됐느냐. 왜 자꾸 발표가 늦어지느냐”는 전화를 심심찮게 받고 있다. 50명가량의 파견 공무원 발표가 ‘2일→3일→4일→6일→늦어도 8일’로 미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순균(鄭順均)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29일 “정부로부터 2배수 추천을 받은 뒤 외부 자문사를 고용해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인사파일을 근거로 적임자를 선정하고, 정부추천인사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재천거’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대변인은 5일 “정부로부터 부처별 3배수 추천을 받은 뒤 다면평가에 버금가는 엄정한 평가를 하다보니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추천 방식 자체가 2배수에서 3배수로 바뀐 것이다. 인수위는 “정부와 인수위 사이에 서류가 오가다 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발령이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인수위 주변에선 부처이익 대변자를 추천한 정부와, 개혁마인드를 갖춘 사람을 찾으려는 인수위 사이의 불협화음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또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 발언에도 불구하고 인수위에서 일하고 싶은 공직자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한 것도 한몫했을 것이란 이야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 국장급 공직자는 최근 “인수위측의 3배수 추천 요구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최정예 요원을 추천할 텐데 인수위가 관료조직에 대한 불신 때문에 3배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짧은 시간에 어떻게 다면평가를 거쳐 적임자를 찾아내겠느냐며 형식논리에 얽매인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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