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의 정계 은퇴 선언으로 한나라당은 새 대통령 취임 전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지도체제 정비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패배를 인정하고 깨끗이 승복한다”며 “오늘 저는 정치를 떠나려고 하며, 깨끗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게 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굳게 믿어왔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게 평생의 꿈이었지만 이번에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제가 부덕하고 불민한 탓에 오늘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며, 여러분 앞에 엎드려 용서를 비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지금 우리 당은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지만 여러분이 뭉치면 희망의 새 길을 찾아낼 수 있는 만큼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달라”며 “진정 건전하고 합리적인 개혁적 보수의 길을 간다면 언젠가 국민들은 여러분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확신하고,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국가안보 및 경제안정을 지키는 파수꾼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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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지낸 이 후보는 96년 제15대 총선 때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선대위 의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5대 대선에 이어 대권 재수에 실패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