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이모저모]사할린동포 조국서 첫 대선투표

  • 입력 2002년 12월 20일 00시 30분


21세기의 첫 대통령을 뽑는 19일 전국의 투표장에는 처음 투표권을 얻은 대학생부터 100세를 훌쩍 넘긴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신성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다.

처음 투표를 하는 새내기 유권자나 장례 행렬을 멈추고 투표장에 나온 상주 등 모든 유권자가 국가를 올바로 이끌 훌륭한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소망하며 한표, 한표를 던졌다.

○…각 선거 투표소에서는 무효표를 막기 위해 개인의 도장을 찍기보다는 지장이나 서명을 추천하기도 했다. 97년 대선 당시 개인의 도장으로 표기를 해 나온 무효표가 40만표에 이르렀기 때문.

서울 마포구 공덕2동 제3투표소에서는 투표사무원들이 도장을 들고 오는 사람마다 “도장 찍으셨으면 주머니에 넣어 주세요”를 외치기도.

○…결혼정보회사 ‘선우’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본사 2층의 ‘미팅카페’에서 이날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투표를 하고 온 20, 30대 유권자들에게 맥주와 음료수, 다과를 대접하며 ‘즉석 미팅’을 주선.

○…인천 부평구 삼산동 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마련된 부평 삼산 제5투표구를 찾아 조국에서의 첫 대선 투표에 참가.

지난해 5월 영구 귀국한 사할린 동포는 48가구 78명. 올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서 첫 주권을 행사했지만 대선 투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친상을 당한 경기 파주시 법원읍 오현리 이원우씨(46)와 가족들은 이날 오전 10시경 장지로 향하던 상여를 투표소가 마련된 마을회관 앞에 세운 뒤 상여꾼 20여명과 함께 투표해 눈길.

이씨 등은 “21세기 첫 대통령을 뽑는 투표에 빠질 수 없어 상여 행렬을 멈추고 투표를 했다”며 “고인도 이해하고 칭찬을 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최고령 유권자인 한기화 할머니(114·북구 구포1동)가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며느리 김수순씨(67)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 구포1동 동사무소에서 신성한 한 표를 행사.

한 할머니는 이날 동사무소가 마련한 휠체어를 타고 투표장에 나와 투표 봉사원들의 부축으로 2층에 설치된 구포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

○…지난 여름 태풍 ‘루사’로 인해 동해안지역에서 최대 피해를 본 강원 강릉시 장현동 주민들은 70.82%의 투표율을 보여 강릉시 평균 투표율(67.06%)보다 3.76%포인트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강원 삼척시 정라동 주민 20명은 오전 5시경 출항을 잠시 미루고 정라동 제3투표구 앞에 대기하고 있다가 오전 6시경 일제히 투표를 마친 뒤 곧바로 출항.

○…해발 1708m 고지에 근무하는 국립공원 설악산 대청봉 중청대피소 직원 4명도 최근 내린 폭설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오전 8시경 직원 2명이 허리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5시간 동안 하산해 투표를 마치고 다시 대피소로 올라가 나머지 직원들과 교대. 대피소에서 숙박한 40대 여성 한명도 투표를 하기 위해 오전 5시 서둘러 하산.○…전북 군산에서 어청도를 운행하는 여객선이 2∼4m 높이의 파도 때문에 운행을 중단해 군산 등 육지에 나온 섬 주민들이 어청도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 가지 못해 발을 구르기도.

사회1부·사회2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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