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노무현 후보 SOFA 반응

  • 입력 2002년 12월 3일 19시 00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 시급히 개정돼야 한다는 데는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이 후보는 그동안 TV토론을 통해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에서 미국인으로만 구성된 배심원이 무죄평결을 내린 것은 잘못됐다. 공무상 실수로 빚어진 것이라도 인명피해가 있는 경우는 한국이 재판관할권을 갖도록 SOFA를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또 공개석상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SOFA 문제만큼은 강경한 자세로 접근해 왔다.

SOFA 개정에 관한 노 후보의 시각은 “미국 주둔군 관련 법률은 일본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수준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는 “법 감정에 맞지 않는 무죄처리와 미군 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지적해 왔다. 노 후보는 3일 정책자료집을 통해 “미군이 관할하는 형사재판권의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며 “한국이 1차 재판권을 갖는 경우라도 미국이 요청하면 재판권을 포기해야 하는 SOFA 조항은 고쳐야 한다”며 ‘개정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두 후보는 일본 독일 등 미군이 주둔하는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인정한 “공무수행 중 발생한 사건의 1차 재판관할권은 미국이 갖는다”는 조항은 ‘현실적으로’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두 후보는 한미 관계 전반에 관한 시각에선 다소 차이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한국이 재판관할권을 폭넓게 갖더라도 한미 동맹관계는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노 후보는 SOFA 재개정을 계기로 한미 관계를 이전의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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