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선후보 등록]"가자 대세로" "힘껏 盧밀자"

  • 입력 2002년 11월 26일 19시 02분


▼한나라▼

대통령선거 후보등록을 하루 앞둔 26일 한나라당은 단일화 바람을 차단하면서 이회창(李會昌) 대세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였다.

한나라당은 27일 후보등록 직후 이 후보가 방문할 첫 지방유세 장소를 인천에서 울산 및 부산으로 급히 바꿨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부산 경남지역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지지율이 30%를 넘어섰기 때문. 당 관계자는 “유세 계획이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부산시내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야 할지 결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필요할 경우 중앙당 회의를 부산 경남(PK) 현지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한나라당은 후보등록과 함께 전국에서 동시에 선거전에 돌입할 수 있도록 선거사무원 신고 등 모든 준비를 26일까지 끝내라는 지침을 각 지구당에 내려보내 최근 다소 이완된 당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전국구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결전 의지를 가다듬었다. 이 후보는 저녁에 열린 TV토론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민주당 출신 김원길(金元吉) 박상규(朴尙奎) 의원이 ‘등록일 전날’ 입당한 것도 당초 예정보다 시기를 앞당긴 결과라고 당 관계자는 귀띔했다. 민주당에서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등을 지낸 두 의원의 영입으로 노 후보의 상승세를 견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기대다.

한편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날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호남지역에서 노무현 대 이회창 지지율이 90 대 3까지 벌어졌다”며 호남지역의 일방적인 노 후보 지지현상을 문제삼았다. 남 대변인이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한 것은 호남 결집 양상을 부각시킴으로써 위기의식을 조장해 영남 민심의 결속을 호소하기 위한 성동격서(聲東擊西)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민주당▼

민주당은 후보 등록 하루 전날인 26일 저녁에야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선거홍보물 내용을 최종 확정지었다.

‘서민 후보’ ‘국민 후보’ ‘보통사람의 시대’를 강조했던 기존 홍보전략을 후보단일화 성공 이후 핵심 화두로 떠오른 ‘새로운 정치’와 ‘세대 교체’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전격 교체했다.

특히 선대위 기획본부와 홍보본부는 이날 밤 늦게까지 후보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체적 선거전략을 수립하느라 분주했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노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는 새로운 정치의 모습이다”며 “한나라당은 정권교체를 주장하지만, 우리 민주당은 낡은 정치로부터 새로운 정치로 ‘정치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상수(李相洙) 총무본부장도 “한나라당이 이번 대선을 보-혁 대결로 몰아가려는 것은 또다시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색깔론을 앞세워 ‘신판 매카시즘’을 불붙이려는 것”이라며 “이런 낡은 정치에 맞서 새 정치로 당당히 맞서나가자”고 말했다.

민주당은 새로운 정치의 일환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아준 돼지저금통을 털어 대선후보 등록 기탁금 5억원을 내기로 했다.

노 후보는 이날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큰 차이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환한 표정으로 서울 여의도 당사 선대위와 각 사무실을 일일이 방문해 “최선을 다하겠으니, 열심히 도와달라”라며 당직자들에게 인사했다. 또 이례적으로 당사 2층 기자실에도 들러 “잘 부탁한다”며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노 후보는 후보 등록일인 27일 오전 9시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인 부산에서 거리 유세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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