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對北밀사 요시다-정권실세 수시 통화"

  • 입력 2002년 9월 30일 18시 56분


‘대북지원 의혹의 X파일을 찾아라.’

현대의 대북 4억달러 비밀지원 의혹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앞으로 무엇을 더 폭로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은 단계별로 폭로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우선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4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대북 밀사역으로 알려진 요시다 다케시(吉田猛) 신일본산업 사장에 대한 의혹을 추가로 폭로하겠다고 공언했다. 정 의원은 최근 “정부가 북한과의 뒷거래에서 수차례 밀사로 활용해온 요시다 사장은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이나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과도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현 정권의 핵심 실세와 요시다 사장의 통화 명세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밖에도 적잖은 ‘실탄(實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 6월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대출하는 과정에 개입한 관련자들의 신원과 이를 뒷받침해줄 증언 등을 확보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한나라당은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 등 당시 관계자들과의 접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문제를 처음 폭로한 엄호성(嚴虎聲) 의원도 김 전 사장과의 접촉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

당 대북 뒷거래 진상조사단장인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계좌추적에 나서지 않는다면 4억달러의 대출 경로 등을 추가로 공개하겠다”며 “국가정보원 연루의혹에 대해서도 관련 증언을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 과정에서 그동안 현대상선측이 제시한 해명이 상당 부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대북 라인의 전직 실무자들을 상대로 한 당 차원의 접촉 노력도 진행 중이다. 대북 송금 루트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당내 일각에선 거액의 입출금이 이뤄진 계좌 번호도 이미 확보했다는 얘기도 오가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여권의 한 핵심 실세가 관리 중인 거액의 차명계좌 번호를 입수해 자금 흐름을 면밀히 검토중”이라고 귀띔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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