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TV토론 알쏭달쏭 화법

  • 입력 2002년 9월 29일 18시 26분


“서울로 가는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서울은 아주 멀죠. 그리고 아주 큰 도시입니다. 하여간에 어떻게 가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9일 KBS TV ‘심야토론’에서 사회자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유행하는 ‘정몽준(鄭夢準)식 화법’의 일부를 소개한 내용이다. 정 의원은 실제 이날 토론에서도 “신당을 같이 하기 위해 꼭 필요한 3가지를 꼽아 달라”는 패널리스트의 요청에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다 훌륭한 의원들인데 국회만 가면 달라진다”는 등 알쏭달쏭한 대답을 하다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핵심참모는 “정 의원의 ‘학습능력’은 매우 빠르다. 전반적으로 장황하고 초점 없는 듯한 답변 태도를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한번 지적해준 문제나 분야에 대해서는 요점을 빨리 소화하고 있다”며 “좀 더 지켜보라”고 말했다.

실제 정 의원도 KBS 토론회가 끝난 직후 참모들과 함께 방송국 부근에서 생맥주를 들이켜며 “이제 방청객 가운데 조는 사람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자신감과 여유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화법은 개선될지 몰라도 각종 정책에 대한 인식이 피상적 수준에 머물고 있어 조만간 밑천이 드러날 것이다”는 비판도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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