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당갈등 확산…盧후보 "先사퇴 못해"

  • 입력 2002년 7월 31일 18시 26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사퇴를 전제로 한 ‘헤쳐 모여’ 식의 신당 창당 추진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노 후보가 신당 창당 전에 먼저 후보직을 사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신당 창당론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노 후보는 3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 참여 여부가 결정되면 내 (거취) 문제는 정해질 것이며 후보직을 먼저 사퇴하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못박고 “한 대표와 신당 문제를 협의한 사실은 있지만 백지상태에서 출발한다든지 후보직을 사퇴한다든지 구체적인 얘기에 대해선 합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신당 창당의 원칙에는 공감하며 구태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미래지향적인 신당이라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 후보는 “한 대표와 나의 차이는 절차상의 차이로 큰 갈등은 없을 것이며 상호 신뢰를 갖고 함께 갈 것”이라면서 “그보다 나쁜 상황이 생길 경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흔쾌히 후보직을 던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함부로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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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노 후보와 전혀 이견이 없으며 비상한 각오로 당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한 것”이라며 자신이 전날 밝혔던 ‘노 후보 선 사퇴’ 요구 파문 진화에 나섰다.

노 후보와 한 대표는 1일 만나 신당 창당과 관련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어서 신당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논란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 후보 지지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민주개혁연대’는 이날 별도 모임을 갖고 “현재 민주당의 인적 구조로는 대선 승리가 어려운 만큼 8·8 재·보선 이후 개혁인사를 참여시키는 신당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개혁신당을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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