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대표최고위원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 입력 2002년 7월 18일 10시 41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오늘은 16대 국회의 후반기가 시작하는 날입니다.

한나라당의 대표로서, 저는 그 동안 국회가 열리지 못했던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국민이 부여한 책무를 우리 국회가 다하지 못하고 한 달이 넘도록 문을 닫고 있었다는 것은, 그 경위야 어찌되었든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대중정권의 임기가 7개월 남았습니다.

이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당면한 현실과 과제를 냉철하게 점검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첫째가 국가안보입니다.

故 윤영하 소령, 故 서후원 중사, 故 조천형 중사, 故 황도현 중사­ 이 네 명의 꽃다운 젊음이 6월 29일 오전, 서해바다에서 북한의 포탄에 산화했습니다.

실종된 한상국 중사는 오늘 이 시각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보를 경시한 이 정권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이 희생당한 것입니다.

금강산관광으로 북한에게 갖다바친 현금이 이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포탄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조천형 중사의 어머니가 자식의 영정을 부여안고 "엄마라고 한번만 불러달라"고 오열하던 모습을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젊은 영령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일 ­ 이 당연한 의무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

오늘의 무거운 현실 속에는 나라를 결딴낸 권력의 추태가 있습니다.

대통령 아들이 아파트 베란다 창고 속에 10억원을 숨겨놓고 살았다는 사실 앞에 국민은 삶의 의욕을 잃고 말았습니다.

14억원을 뇌물로 받고 3,300억원의 대출금을 탕감해준 대통령의 아들과 처조카 때문에 우리 국민은 허탈감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대통령 아들에게 수천만원의 용돈을 상납한 국정원장을 보면서 이 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국민은 한숨뿐입니다.

대통령의 아들과 친인척, 권력실세들, 그리고 아태재단 ­ 이들이 부정부패와 국정농단으로 국민을 능욕한 죄는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엊그제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우리 모두는 간절한 심정으로 기다렸습니다.

대통령께서 진실된 마음으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기를 기다렸습니다.

대통령께서 자신을 버리겠다는 결연한 자세로 임기내에 이 지긋지긋한 부패를 깨끗이 청소해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월드컵으로 하나된 국민과 손을 잡고 국민대통합과 국가대혁신의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끝끝내 국민의 소망을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대통령은 "아들 문제를 사전에 보고받지 못해 유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보고받지 못했던 것은 바로 분노한 국민의 소리였습니다.

4년반 동안 부패의 늪에 빠져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욕되게 한 죄,

­ 오늘 우리가 이 죄를 묻지 못한다면 이 나라는 미래가 없습니다.

이제 김대중대통령은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일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하여 특별검사로 하여금 대통령 일가와 권력핵심들이 저지른 부패의 진상을 수사하고 엄중히 처벌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정조사와 TV청문회도 당연히 해야 합니다.

그 어떤 조건도 있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이 우리 당 이회창후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대통령일가의 부패 문제가 어떻게 정략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까?

지난 4년반 동안 이 정권이 국가권력기관을 총동원해서 '이회창 죽이기'에 나선 것은 온 천하가 다 알지 않습니까?

아무리 파헤쳐도 드러난 것이 없으니, 이제는 허위증언과 거짓 양심선언까지 준비하는 비열한 정치공작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구차한 조건을 내세울수록 이 정권은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말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엊그제 대통령께서는 "떳떳함이 없다, 일생에서 지금처럼 참혹한 때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 대통령 내외분의 참담한 심정을 모를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대의를 위해 대통령께서는 '떳떳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대통령 자신부터 그 조사에 응해야 합니다.

비리의 온상이 된 아태재단은 창설자인 김대통령 자신이 나서서 해체를 명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이 결단할 것입니다.

진정한 헌정질서란 부패한 임기를 다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국정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일부 부실기업, 벤처, 금융기관과 조직폭력배에서 시작한 권력부패 게이트가 이제는 권력실세, 아태재단, 그리고 대통령의 조카와 아들까지 전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제 대통령 내외분만 남아 있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특검제,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 권력부패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요구조차 끝까지 거부한다면, 우리 당은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대중정권의 부패를 청산하는 것은 국가대혁신과 국민대통합의 시작일 뿐입니다.

국민이 우리 정치권에 기대하는 것은 바로 정치혁신입니다.

정치혁신을 어떻게 할지, 우리가 지금 그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닙니다.

이미 지난 5월 우리 당의 이회창후보는 후보수락연설을 통해서, 국가혁신위원회는 대국민 보고서를 통해서, 그리고 최근 저 자신은 기자회견에서 정치혁신의 길을 제시했습니다.

국회와 사법부의 권능 회복을 통한 진정한 3권분립,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찰할 독립기구,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의 원칙,

인사청문회 등 공정한 인사,

검찰,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

권력형 부패와 비리에 대한 특검제,

정치자금 투명화,

그리고 깨끗한 선거를 위한 선거공영제 등

우리 당은 정치혁신과 부패청산을 위해 중요한 제안을 해왔습니다.

식물국회를 막을 수 있는 분명한 원칙을 국회법에 반영하는 일도 정치혁신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회유와 협박으로 30여명이나 되는 국회의원을 빼가고, 정략적으로 국회의원을 꿔주는 구태정치도 차제에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우리 당은 최근 민주당에서 반부패와 정치혁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제안한 것을 적극 환영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뿐입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지 않습니까?

우리 당과 민주당이 같은 생각을 밝힌 이상, 조금이라도 시간을 허비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그리고 오는 9월의 정기국회에서, 우리는 정치혁신과 부패청산을 위한 제도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이 일을 하기 위해 저는 국회에 「정치혁신특별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하여 당장 실천계획을 수립할 것을 제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법만 바꾼다고 정치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잘못된 관행을 고쳐야 합니다.

고질적인 구태정치를 그대로 두면 새 정치가 설자리가 없습니다.

8.8 재보궐선거와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구태정치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각종 흑색선전과 중상모략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우리 당 대통령후보의 아들이 주가조작에 개입했다는 소문,

97년에 소위 병역비리은폐대책회의를 했다는 소문,

최규선씨로부터 우리 당 모의원이 20만달러를 받았다는 소문 등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조작한 이런 소문들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은 국가사정기관을 총동원해서 야당후보를 음해하는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제보가 우리 당에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한나라당의 대표인 본인에 대해서도 이같은 음해공작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듣고 있습니다.

저질스러운 정쟁은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음모정치, 공작정치에 대해서는 결단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정당당하게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지 않고 비열한 정치공작으로 상대를 비방하는 것이야말로 청산되어야 할 구태정치의 표본입니다.

음모와 공작의 구태정치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6.13 선거에서도 비열한 정치공작과 흑색선전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정치음모와 공작을 일삼는 세력에 대해서는 국민여러분께서 단호하게 심판해 주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어제 7월 17일은 54주년 제헌절이었습니다.

국가안보가 흔들리고 우리 내부마저 국론분열을 겪고 있는 이 때, 우리는 1948년 제헌국회의 정신을 상기해야 합니다.

헌법은 숭고한 것입니다.

최근 일각에서 헌법을 정략적 정계개편의 도구로 격하시키려는 움직임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우리 당과 민주당이 대선후보까지 확정한 마당에 개헌을 하자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주장입니다.

대선전 개헌은 있을 수 없습니다.

헌법개정을 하려면 당리당략을 떠나 21세기의 시대적 과제와 국가의 나아갈 길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개헌을 주장하는 정당과 대선후보는 떳떳하게 국민 앞에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내걸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8월 8일이 되면 전국 열세 곳에서 재보궐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그리고 5개월 후에는 새 정부를 선출하는 대통령선거가 있습니다.

이 양대 선거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르고 임기말 국정에만 전념해 달라는 뜻에서 우리 당은 그 동안 일관되게 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주의 개각은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 국정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는 어디를 봐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민주당의 대통령후보조차 이번 개각을 혹평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번 내각은 중립내각이 아니라 친위내각입니다.

개각은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합니다.

중립내각의 정신에 부합되는 인사들로 내각을 다시 구성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그리고 임동원 대통령특보, 신건 국정원장, 박지원 비서실장은 반드시 해임되어야 합니다.

아들의 부패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도 않았으며,

대북정책의 혼선과 실패를 초래했고,

국정원 예산으로 대통령 아들에게 용돈을 상납한 불법행위를 자행한 장본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마늘의 수입자유화를 속여서 농민을 두 번 울린 책임자들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검찰의 대통령 아들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청와대가 전임 법무장관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도 반드시 규명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당은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원칙대로 처리할 것입니다.

총리 내정자의 국정수행능력과 도덕성을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한 다음,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당은 국무총리의 내정에서부터 청문회와 임명동의에 이르기까지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제도개선에 당장 착수할 것입니다.

국회의 동의를 얻기 전에 국무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며 3권분립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김대중대통령 자신이 과거 평민당총재시절, 강영훈씨와 노재봉씨 등의 총리서리 임명에 대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인사방문조차도 거절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김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잘못된 것이라 주장했던 총리서리 임명의 관행을 되풀이하면서, 이를 극복하려 애썼던 문민정부의 값진 성과조차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는 실질적 의미에서 최초의 청문회입니다.

인사파탄이 국정파탄을 초래한 사례를 우리는 수도 없이 목격해왔습니다.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인사파탄을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생각이 같습니다.

바로 이번 인사청문회가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당은 진지한 자세로 최선의 준비를 다해서 청문회에 임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리청문회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우리 당은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보는 국가존립의 기본입니다.

정치혁신도, 부패청산도, 경제살리기도 모두 튼튼한 국가안보의 기반이 바로 서야 가능한 일들입니다.

그런데 지금 가장 중요한 국가의 방위와 안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서해도발은 우리의 국가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경보신호였습니다.

무원칙한 햇볕정책이 국가안보의 기초를 흔들고 있습니다.

장병 네명의 희생과 한명의 실종, 그리고 수많은 전상자와 경비정 한척의 침몰이라는 엄연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우리는 한심하게도 북한의 도발이 의도적이냐 우발적이냐, 김정일이 알았느냐 몰랐느냐를 따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우리 어선들이 어로제한선을 넘는 잘못을 저질러 북한의 도발을 자초했다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보도까지 있었습니다.

사태 발생후 네시간반이나 지나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는 강력대응의 의지는 없었고, 햇볕정책과 금강산관광을 계속한다는 엉뚱한 발표만 있었습니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전사자의 빈소에도 들르지 않고 월드컵 경기를 보러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무엇이 그리 급했던지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서둘러 영결식을 치렀습니다.

젊은 영령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로하는 이 영결식에는,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국방부장관도 없었습니다.

이 젊은 영웅들에게 시민들이 꽃 한송이 놓을 수 있는 분향소도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사건 발생 나흘만에 대통령이 북한에게 경고를 했지만, 구체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우리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 북한도 피해를 입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했습니다.

3년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불합리한 교전수칙에 대한 자책도, 반성도 없었습니다.

너무나 늦었고, 미흡했고, 불만스러운 대응이었습니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정부는 왜 존재하며, 군은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이 정부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안보의식 때문에 국민은 너무나 불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쟁을 원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적극 지지합니다.

그러나 대화하고 협력한다고 해서 무력도발을 용인하고 타협할 수는 없습니다.

전쟁을 막는 것은 강력한 억지력이지, 결코 비굴한 타협이 아닙니다.

북한의 미사일을 무서워하고 확전을 두려워하는 정신상태로는 결코 전쟁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확고한 안보태세와 원칙 있고 의연한 대북정책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한나라당은 국민과 함께 북한 김정일정권에게 경고합니다.

북한 당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성의있는 자세로 사과하고, 실질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만약 북한 당국이 이번 도발을 기화로 오판해, 다시 도발을 감행한다면 그 때는 강력한 응징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부에게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받을 때까지 대북지원과 금강산관광은 중단해야 합니다.

말로만 하는 경고는 효과가 없습니다.

무력도발에 대해서는 반드시 엄중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북한이 분명히 깨닫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4년반 동안 북한에 이용만 당한 무원칙한 햇볕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국론분열을 초래하고 군의 사기를 떨어뜨린 원인을 철저히 가려내어야 합니다.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국방백서 한권도 발간하지 못하는 자세로는 결코 군의 사기를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당이 주장하는 전략적 상호주의, 국민적 합의와 투명성, 그리고 검증의 3대 원칙 위에 대북정책을 다시 수립해야 합니다.

한미동맹도 더욱 강화해서 그 어떠한 군사적 도발도 막아내고 평화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 군에게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국민은 여전히 군을 믿고 사랑합니다.

이번 사태가 군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은 귀중한 장병들의 인명 피해를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디 군은 군 본연의 위치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경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미국경제는 IT산업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고 부실회계 파문이 불거지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발 경제불안으로 세계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증시가 폭락하고 달러약세가 끝도 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불안으로 우리 경제의 앞날도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환율불안으로 수출전선과 무역수지에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 내부의 구조적 문제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사상 최악의 빈부격차와 서민경제의 파탄, 투자 부족과 일자리 부족, 공적자금과 국가재정의 위기,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기업의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가뜩이나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임기말의 정치논리, 선거논리 때문에 이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에도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경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권의 임기를 떠나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는 것입니다.

"경제에는 임기가 없다"는 말은 김대통령의 평소 지론이었고, 우리 당의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경제와 민생 문제만큼은 정권의 임기와 무관하게 초당적으로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그 동안 중단되었던 「정책협의회」를 다시 활성화할 것을 이 자리에서 각 정당에게 제안합니다.

이 협의회를 통해서 우리는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주택, 복지, 의료, 교육, 보육, 농업, 중소기업, 노사관계, 자연재해 등의 문제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고 생산적 대안을 만들어 봅시다.

우리 당은 제1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이 정책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과 정부에게 당부드립니다.

선거를 앞두고 과도한 경기부양이나 각종 선심용 사업을 벌이는 것은 우리 경제에 해가 될 뿐입니다.

지금은 세계경제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우리 경제에 닥칠지 모르는 충격을 이겨나갈 만반의 준비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최근 경제장관, 국책연구소장, 그리고 심지어는 공적자금관리위원장까지 선거판에 뛰어드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고도 이 정부가 경제에 전념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6월말 공적자금의 회수가능성에 대한 정부발표를 보고 우리 모두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해 정부예산보다 훨씬 많은 156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었는데, 그 중 69조원은 회수불가능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정부 발표에는 회수 불가능한 공적자금과 우리 국민이 갚아야 할 부담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호도한 흔적이 계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정권 초기에 64조원의 공적자금을 처음 조성할 때부터 정부는 마치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는 것처럼 국민을 속여왔습니다.

또 공적자금은 지난 4년반 동안 한번도 그 집행내역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한 적이 없는 복마전 같은 돈입니다.

지난번 감사원 감사에서 7조원이 부실기업주 등에 의해 빼돌려졌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각종 권력부패 사건이 터질 때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과 부실기업이 연루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당은 작년초부터 공적자금에 대한 철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요구해왔으나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국민의 혈세로 부담해야 할 공적자금을 제대로 썼는지 국정조사를 하겠다는데도 이 정권이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공적자금 집행의 타당성을 강변하기 위해 정부는 국민의 혈세로 신문광고까지 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떳떳하다면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2년간 피해다닐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우리 한나라당은 분명히 약속합니다.

공적자금에 관한 국정조사와 TV청문회는 반드시 실시할 것입니다.

이 정권이 온갖 핑계를 대면서 국정조사를 굳이 피하겠다면, 우리 당은 정권교체 이후라도 공적자금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반드시 추진할 것입니다.

국민 혈세를 낭비하거나 불법비리를 저지른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 가능성과 희망을 봤습니다.

우리 국민의 놀라운 저력을 봤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와 여성들이 보여준 열정적인 애국심은 우리의 밝은 내일을 기약하는 희망의 빛이었습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우리는 그 저력과 에너지를 일류국가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반듯한 나라, 활기찬 경제, 편안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이제는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우리는 분명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오늘의 현실을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밝은 미래를 향해 오늘의 현실을 혁신하는 것만이 국민의 혼란과 불안에 대한 유일한 해답입니다.

지역과 이념,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를 부둥켜안았던 그 마음으로, 우리는 국민대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거리의 쓰레기를 치우던 그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부정부패를 깨끗이 청소하고 우리 사회에 자생적 질서를 만들어 나아가야 합니다.

상대팀에게 박수를 보내던 그 열린 마음으로, 21세기 세계화시대를 앞장서 나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책임있는 수권정당으로서 새로운 국가의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 정치를 혁신하고, 국가와 민족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해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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