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후보 '피할 수 없는 결단' 김홍일의원 탈당 포함되나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31분


노무현, 한화갑 전방부대 방문
노무현, 한화갑 전방부대 방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월드컵대회가 끝나는 대로 기자회견을 통해 부패청산 프로그램을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민주당과 노 후보의 ‘탈(脫)DJ’ 결단이 임박한 분위기이다.

노 후보 측은 “헌법의 범위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상당히 구체적인 얘기가 나올 것이다”며 기존의 발상을 뛰어넘는 ‘특단 대책’이 기자회견 내용에 담길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우선 권력의 부정부패를 사전에 예방하자는 취지로 제안할 제도적 개선방안은 대통령 친인척 및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상설특검제의 한시적 도입,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의 확대 등으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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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방안은 대체로 당 정치부패근절대책특위가 최고위원회의에 제출한 제도개선안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당 지도부도 이 방안에 긍정적이다. 이들 제도개선안에 대해 노 후보 측은 “집권여당 시절 민주당이 주저해온 개혁 조치를 과감하게 수용하는 것으로 노 후보의 개혁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노 후보는 제안에 그치지 않고 올해 정기국회 이전에 부패청산프로그램을 법제화하도록 촉구하는 등 즉각적인 실천 의지도 함께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관심의 초점은 과연 노 후보가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탈당이나 청와대 비서진 문책 등과 같은 민감한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도 과감한 요구를 하고 나설 것인지에 쏠려 있다.

노 후보 측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절연(絶緣) 조치에 대해선 아직 실무선의 검토 단계에 있고,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번 주말로 예정된 당 지도부와의 의견조율 결과와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조용한’ 해결 노력이 어느 정도 진척되느냐에 따라 그 수위가 달라질 것이란 얘기였다.

노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아직까지는 김홍일 의원 탈당 등의 현안에 대해 노 후보가 직접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며 “당내에서 이 같은 문제들이 어떻게 정리될지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측근은 “노 후보가 대통령의 아들들 비리에 대한 자신의 대응이 안이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과거 청산에 대한 의지도 상당히 강해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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