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노무현 위기모면 미봉책"

  • 입력 2002년 6월 17일 18시 48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17일 “외부인사를 영입해 국민 경선을 (다시) 하자고 하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한나라당과 자민련 모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대표는 “공식적인 (영입) 제의도 아니고 확인된 것도 아니어서 지금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노무현 후보의 생각과 정책이 나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김기덕(金基德) 공보특보가 전했다.

정몽준 의원의 이달희(李達熙) 보좌관은 “정 의원은 지금 월드컵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노력한 만큼 인정받기를 원하지 쉬운 길을 택하는 스타일은 아니다”고만 말했다.

한나라당은 공식적인 논평은 내지 않았다. 그러나 허태열(許泰烈) 기획위원장은 “우선 발등의 불을 피하고 보자는 것으로, 8·8 재·보선에서 성과를 얻으면 그냥 넘어가려는 속셈이다”며 “노사모라는 강력한 조직을 갖고 있는 자신을 상대로 경선을 치를 수 있는 외부인이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노 후보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려는 계산에서 내놓은 전략이다”고 비난했다.

한 당직자는 “국민 경선을 새로 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냐”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자민련 정우택(鄭宇澤) 정책위의장도 “노 후보의 제안이 신당 창당 논의로 발전된다 해도 자민련 의원 중에 몇 명이나 참여하고 싶어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조부영(趙富英) 부총재는 “진정 기득권을 포기하고 정계개편을 통해 한나라당 일부 세력까지도 끌어들이는 신당 창당을 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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