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탈북자' 어떡하나…임신 8개월째

  • 입력 2002년 6월 16일 22시 58분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대사관 영사부에 진입한 탈북자 18명의 신병 처리가 지연되면서 이들 중 만삭의 임신부인 최모씨(28)의 출산 문제로 대사관 측이 고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최씨는 현재 임신 8개월째여서 해산이 임박한 것은 아니나 극도의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어 조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로서는 병원 진료가 절실하지만 중국과 공관 침해 및 외교관 폭행 등의 문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엄두도 못내고 있다. 최씨가 병원에 가기 위해 영사부 건물을 나서는 순간 중국 측이 강제 구인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대사관 측은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의사를 불러 최씨의 상태를 살펴보게 하는 등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사관 측은 ‘최악의 경우’ 의사를 불러 최씨가 영사부 내에서 아이를 낳도록 하고 산후조리를 시킨다는 구상이지만 그 전에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 내에는 최씨의 영사부 내 출산이 결과적으로 사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탈북자 신병처리 문제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면 중국도 더 이상 인도주의적인 해결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