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한화갑체제 '진통속 한달'

  • 입력 2002년 5월 26일 18시 17분


27일로 출범 한 달을 맞는 민주당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한화갑(韓和甲) 대표 체제는 노 후보와 당 지지율이 함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도부간의 불협화음까지 겹쳐 갈등이 드러나는 등 악재의 연속이었다.

특히 정당사상 처음 시도된 대권-당권분리 실험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후보와 당이 겉돈다’는 비판을 초래할 만큼 당내에 불안을 안겨주었다.

노 후보는 당과의 갈등설에 대해 “수평적 리더십의 새로운 관점에서 봐 달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으나 지방선거가 눈앞에 닥쳤는데도 지도부가 한동안 제자리를 찾지 못하자 당 내부에서는 한때 무력감이 다시 고개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진통 속에서도 노-한 체제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전당대회 후 최고위원 간의 알력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일단 당직개편을 완료했고 중앙당 지방선거대책위와 선거대책본부도 구성돼 당의 진용은 갖추어졌다.

노-한 체제의 향후 과제는 과연 노 후보 자신과 소장파 의원들이 중심이 돼 주창하고 있는 ‘노무현 당’으로의 변신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도 노 후보에 대한 ‘무조건 지원’ 의사를 강조하면서 지방선거이후 대통령선거대책위를 곧바로 구성, 당을 노 후보 중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노-한 체제의 순항여부는 결국 지방선거 결과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만약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할 경우에는 노-한 체제가 한층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참패로 결말지어질 경우에는 당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져 내홍이 확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26일 모교인 부산상고 교정에서 열린 부산상고 개교 107주년 기념 동문 체육대회에 참석, 동문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앞서 그는 전날 SBS라디오에 출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방송기자토론회에서 용어를 모른다고 밝혀 논란이 된 ‘옥탑방’에 대해 “(나도) 그런 생활형태 자체에 대해선 알고 있었으나 사실 그 용어 자체는 몰랐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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