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모 “조폭언론 끊기운동”

  • 입력 2002년 5월 13일 16시 49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가 향후 핵심사업을 언론개혁 운동으로 정하고 특정신문을 끊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명계남(明桂男) 노사모 회장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폭언론이란 조선일보를 지칭하며 연말 대선 때까지 조선일보 구독부수를 50만부 떨어뜨리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기자는 이날 노사모 측이 출입을 허용하지 않아 이날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언론학자들은 "특정 언론을 대상으로 절독 운동을 벌이거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출연 거부를 하는 것은 다양한 여론을 담보하는 언론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용중(趙庸中) 전 한국ABC협회장은 "노사모가 특정 신문의 절독 부수를 50만부로 설정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정한 것은 언론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원우현(元佑鉉·신문방송학)교수는 "언론 보도에 대한 문제는 구체적인 대목을 잡고 비판해야 한다"며 "건전한 비판이 되려면 '쟁점의 범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노사모는 노사모 조직을 '정치룸펜'이라고 비난한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 의원과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노사모 회원들이 고급호텔에 묵었다고 주장한 이인제(李仁濟)의원 측 공보특보인 김윤수(金允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형사 고발했다.

다음은 명 회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무엇이 '조폭 언론'인가.

"국민의 가치판단에 기초가 되는 정보를 제공해야 할 언론이 자기들 마음대로 자기 이익을 위해 폭력적으로 필봉을 휘두를 경우 조폭 언론에 해당한다."

-다른 언론은….

"앞으로 조폭적 행동을 보이는 신문은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보도를 근거로 문성근씨를 해임한 SBS도 조폭 언론에 해당한다."

-노 후보와는 상의했나.

"최근 노 후보를 따로 만난 적이 없다. 노 후보가 (이 운동을) 말린다 해도 회원들의 총의를 물어서 결정할 문제다"

-왜 조선일보를 택했나.

"단지 대선 경선 때 보도한 것에 국한하는 것만은 아니다. '안티조선' 운동 같은데서 이미 공론화돼 있지 않은가. 노 후보도 조선일보와는 인터뷰도 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노사모 회원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조선일보 끊기를 권유할 것이다. 언개련과 안티조선 등 시민단체와도 연대한다"

-동호회 차원을 넘어선 운동이 아닌가.

"정치개혁 다음으로 언론개혁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일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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