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관훈토론회

  • 입력 2002년 4월 22일 18시 24분


올 6월 지방선거에서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 김민석(金民錫)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초청 토론회에서 정책공약 등을 놓고 3시간여에 걸쳐 열띤 논쟁을 벌였다.

김 후보는 ‘명품 시장론’을 내건 모두발언에서 “서울에는 70년대식 사고를 가진 ‘불도저 시장’이 아니라 가정의 구체적인 생활을 보살피는 21세기형 생활시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임대주택 확충 △육아 지원 강화 △서민가정의 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평생교육제도 강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이 후보는 ‘최고경영자(CEO) 시장론’을 펼치며 “이제 중앙과 서울은 모두 여야가 수평교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경제활성화 △사람 중심의 편리한 서울 △서민을 위한 따뜻한 서울 등 3대 비전과 청계천 복원, 예산 1조원 절약 등 10대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두 후보가 현저한 의견차로 설전을 주고받은 부분은 이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청계천 복원 문제.

이 후보가 “청계천 복원은 환경복원이자 동북아 거점 도시로 발전하는 시금석”이라며 “기술적인 문제도 없고 비용은 3500억원이면 된다”고 주장한 반면 김 후보는 “지금 논의되는 수준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분명히 했다.

지정 질문에서 김 후보는 지하철 9호선 노선 중 국회 통과 구간이 변경된 것과 관련해 “처음부터 안전에 문제가 없다면 국회 앞에 역사가 들어서는 게 옳다는 생각이었다”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인 만큼 시장에 당선되면 노선을 원안대로 바꿔 보겠다”고 응답했다.

이 후보는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해 혼잡통행료를 확대하고 버스중앙차로제를 실시하며 도심 주요 도로는 일방통행식으로 바꾸는 등 획기적인 교통혼잡 개선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는 젊은 나이 때문에 리더십 발휘에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하는 과정에서 합리적 대화를 통해 조정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후보는 1992년 총선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것에 대해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실수였으며 국민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선될 경우 재선 도전 여부와 관련해 김 후보는 “재선에 도전할 것이며 도전이 가능할 정도로 일을 해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고 이 후보는 “마지막 기회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아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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