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風, 자리 잡아가나

  • 입력 2002년 4월 7일 18시 30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슈퍼 3연전’으로 불렸던 대구 인천 경북 지역 경선(5∼7일)을 석권함으로써 경선 판도는 노 후보 쪽으로 대세가 점차 기우는 양상이다.

특히 수도권 표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6일 인천 경선에서 노 후보가 10.5%포인트 차이로 이인제(李仁濟) 후보를 누른 것은 수도권에서도 노풍이 일고 있음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꿔 말하면 이 후보 측의 음모론과 이념공세 등이 민주당 선거인단의 표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노 후보는 김중권(金重權) 후보의 사퇴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대구 경북 경선에서도 60% 안팎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냈다.

당초 이 후보 측은 경북이 보수 성향이 강한 데다 막판에 이 지역 지구당 위원장 16명 중 10명의 지지를 확보한 점을 들어 ‘박빙 우세’를 기대하기도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인천 경북지역 경선 결과
순위후보누적득표수(득표율)인천득표수(득표율/순위)경북득표수(득표율/순위)
1노무현8018표(47.6%)1022표(51.9%)①1246표(59.4%)①
2이인제7002표(41.6%)816표(41.4%)②668표(31.9%)②
3정동영1817표(10.8%)131표(6.7%)③183표(8.7%)③
총계1만6837표1969표2097표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노 후보 측은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노 후보 측은 인천 경선 직후 “수도권도 노풍의 직접적 영향권 하에 들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단언했다. 13일 충북경선에서는 열세가 예상되지만 뒤이어 전남(14일) 부산(20일) 경선이 예정돼 있어 수도권 대회전 이전에 승기를 굳힐 수 있다는 게 노 후보 진영의 판단이다.

반면 이 후보 측은 “불리한 조건 아래 불리한 지역에서 치러진 결과치고는 괜찮은 편”이라며 “인천 경선에서 40% 이상 지지를 받은 것을 보면 노풍이 수도권에서는 잠들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충북 경선에서 다시 1위 자리를 차지한 뒤 전남 부산에서 선전해 표차를 줄이고, 막판에 3만명에 이르는 서울 경기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뒤집기 전략을 여전히 모색 중이다.

한편 투표율의 경우 대구(53.9%) 인천(56.0%) 경북(54.7%)에서 치러진 3연전이 모두 50%대에 머물러 후보 간의 이념공방 등으로 경선열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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